병원동행매니저 [리뷰 | 영화 ‘오디세이’]전쟁·괴수·모험 그리고 고뇌…놀런이 그린 ‘인간 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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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작성일26-08-02 06:32 조회4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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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동행매니저 스크린에 옮긴 ‘인류 최고 고전’신·영웅 이야기 아닌 인간에 초점승리하고도 고통 시달리는 군상들오늘날 전쟁의 유해함 곱씹게 해원전 속 여성들에게 주체성 부여전 장면 아이맥스 촬영 ‘압도적’
트로이 전쟁이 10년 만에 끝났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거대한 목마를 활용한 계책을 생각해내 그리스인들을 승리로 이끈 덕이다. ‘인류 최고의 고전’으로 불리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이 영웅의 귀갓길을 노래한다. 괴물을 처치하며 섬과 섬을 건너던 바닷길, 신들의 분노를 산 오디세우스는 다시 꼬박 10년간 길을 잃고 방랑한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는 기원전에서부터 살아남은 이 유명한 이야기를 신과 영웅이 아닌 인간들의 이야기로 펼쳐낸다. 매 장면이 장엄하고 아름답다. 세이렌 등 설화 속 괴수들이 판타지적 신비로움을 더하면서도, 영화는 전쟁이 끝난 후 남겨진 이들의 고뇌에 묵직하게 집중한다. 작가주의적 블록버스터 거장인 놀런 감독의 작품 중 가히 최고작이다.
영화는 전쟁이 끝난 후 10년이 흐른 시점에서 시작한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오디세우스’(맷 데이먼)는 이미 고국에서 노래로만 전해지는 이가 됐다. 재산을 노린 남자들은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에게 구혼하겠다는 핑계를 대며 집을 점거하고 있다. 신이 변장한 것일지도 모르니, 집을 찾은 손님을 환대하며 대접해야 한다는 ‘제우스의 법’ 때문에 이들을 쫓아낼 수도 없다.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는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스파르타로 밀행을 나간다.
아들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사이, 과거가 된 아버지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파편으로 제시된다.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된 음유시인의 노랫말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오디세우스는 젊은 영웅의 모습이다. 반면 먼바다 건너, 여신 ‘칼립소’(샬리즈 세런)의 섬에 실재하는 백발의 오디세우스는 나이 들고 지쳐 있다. 자신이 잊은 ‘무언가’를 떠올리려고 하는 그의 말이 신화로 친숙한 이야기들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오디세우스가 과거의 무용담을 전하는 비선형적 구성은 원작 <오디세이아>에 자주 등장한다. 시간의 흐름을 뒤섞어 서사를 밀도 있게 가져가는 것은 놀런의 장기이기도 하다. 전작 <메멘토>와 <테넷>에서 시간과 기억은 주요한 영화적 장치였고, <덩케르크>는 세 가지 다른 시간대의 인물들이 종점에서 하나로 맞물리는 형식을 취했다. <오디세이>는 전장과 바다에서 오디세우스가 보고 느낀 것을 플래시백으로 제시한다. 이 장면들은 과거를 편안히 돌아보는 것이 아닌, 세월의 풍파를 함께 겪어내는 것 같은 감각을 남긴다.
실제 촬영을 중시하는 놀런 감독의 철학이 이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오디세이>는 70㎜ 아이맥스(IMAX) 필름으로 영화 전체가 촬영된 최초의 작품이다. 제작진은 직접 아이맥스 카메라 개발에 참여해 카메라 소음 및 발열로 장기 촬영이 어려웠던 문제를 일부 보완했다.
10.6m 높이로 구현한 트로이 목마와 그 공간 안에 숨어 버티는 병사들을 촬영한 장면이 특히 백미다. ‘키클롭스’(외눈박이 거인) 등 괴물을 최소한의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했고, 인간의 모습을 한 신은 오디세우스 내면의 인도자 같기도 한 ‘아테네’(젠데이아)를 제외하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하늘과 번개의 신 제우스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변화무쌍한 자연이 대신한다. 그리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등 세계 각국의 장엄한 자연을 보고 있자면, 맨몸으로 바다를 건너 귀향한다는 것이 고대인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지를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오디세이> 속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그토록 늦어지는 것은, 신의 분노나 도와주지 않는 자연 때문만이 아니다. 영화는 칼립소의 섬을 7년간 벗어나지 못한 오디세우스의 마음 깊이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었을 것이라고 암시한다. 약탈과 강간, 살인은 전쟁과 한 묶음이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의 야만성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씁쓸히 바라본다.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보이는 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승리했지만 고통받는 그 얼굴을 보다 보면, 현대에도 계속되는 전쟁의 무용함과 유해함을 곱씹어보게 된다.
아버지와 아들이 중심에 있는 서사이지만, 마녀 ‘키르케’(서맨사 모턴) 등 여성 캐릭터들이 현대적으로 주체성 있게 각색됐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를 기다리기만 하는 아내가 아닌, 구혼자들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감내하며 이타카를 지켜온 지혜로운 이다. 아들 텔레마코스와의 대화 등에서 그는 왕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보인다. 흑인 배우 루피타 뇽오가 연기한 ‘헬레네’와 트랜스젠더 배우 엘리엇 페이지가 연기한 병사 ‘시논’ 캐스팅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었으나, 북미에서 영화가 공개된 후에는 논란이 사그라들었다. 상황과 연기 모두 자연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오디세이>는 아시아 개봉 전 글로벌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북미 등에서 개봉 2주차 만에 글로벌 수익 6억5000만달러(약 9494억원)를 돌파했다. 놀런 감독 작품 중 역대 최고 기록으로 제작비 2억5000만달러(약 3651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172분. 15세 이상 관람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29일 여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에는 초안에 없던 공소기각 판결 사유를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돼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지우기용 위인설법”이라고 반발했다. 개정안이 오는 30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형소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표결에는 법사위원 총 18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의원 12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 6명은 표결에 앞서 퇴장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개정안 가결 직후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수사를 경찰에게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수사하고 범죄자를 처벌해나갈 수 있게 담았다”며 “훨씬 좋아진 형사소송법”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회의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지만, 추후 보완할 점들이 나온다면 잘 보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시행되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법무부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법사위는 전날 밤 법안심사 제1 소위원회와 이날 안건조정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범여권 주도로 형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한 개정안을 보면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완전 폐지됐고, 수사권은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됐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 보완수사를 이행하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판사의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중대한 위법 수사로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가 새로 포함됐다. 현행법에는 피고인에 대해 재판권이 없거나 검찰의 이중기소, 공소 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일 때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돼 있는데 사유를 추가로 신설한 것이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취소하기 위한 공소기각 사유 확대라는 독소 조항을 끼워 넣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사의 자의적 공소권 남용이 확인될 경우 공소를 기각할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법률로 구체화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 등 추가된 공소기각 요건이 주관적이라는 법무부와 대검찰청 우려 의견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례에 쓰인 표현을 차용한 것인 만큼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법사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이번 공소기각 (추가) 조항은 조작기소 여부가 수사를 통해 확인될 경우 판사가 결정하는 구조인 만큼, 특검이 임의로 공소취소를 하게 한 조작기소 특검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30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해제 동의안이 제출된 후 24시간이 지나면 표결로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형소법 개정안은 오는 31일쯤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 7.1의 강진이 강타한 일본 구마모토에서 30일 사흘째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대형 쇼핑몰, 제지공장에 매몰된 이들의 생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구조대원들은 ‘골든타임’ 72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아사히·마이니치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가시마마치 쇼핑센터 ‘이온몰 구마모토’다. 현재까지 12명이 구조됐으며 이 가운데 7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구조대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건물 안에서 매몰자 2명을 발견했는데, 이 중 1명은 구조 직후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됐다. 나머지 1명에 대한 구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은 아직 건물 안에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피해가 가장 심한 건물 남측 중앙부를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수색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굴뚝이 무너져 8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일본제지 야쓰시로 공장에서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1명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야쓰시로시 다나카키타마치에서도 이날 낮 붕괴된 주택에서 남성 1명의 사망이 추가로 확인됐다.
당국은 인명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 안에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다만 구조 여건은 좋지 않다. 구마모토에서는 낮 최고기온 35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오는 8월2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보도 나왔다.
크고 작은 여진도 걸림돌이다. 전날 오후 10시쯤 규모 5의 추가 지진이 일어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규모 4의 여진이 관찰됐다. 쓰나미 등 추가 피해 없이 넘어갔지만, 전문가들이 본진 이후 2~3일 사이 추가 지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단수와 정전이 계속되는 등 인프라 복구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크게 늘었다. 구마모토현은 이날 오후 기준 사망자가 3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온몰(7명), 제지공장(8명) 외에 주택 붕괴나 산사태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총리관저에서 열린 구마모토 지진 비상재해대책본부회의에서 발표한 사망자 수 30명보다 늘어난 규모다. 사망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현재 이재민 9800여명이 약 420곳의 피난소에 머물고 있으며, 무더위로 인한 열사병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피난소의 양호한 환경 확보를 포함해 피해자 지원이 매우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현청에 현지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일본 자위대는 전날보다 500명 증원된 5100명 체제로 구조 및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진의 여파는 산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구마모토 기쿠오마치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비롯해 소니그룹 자회사이자 이미지센서 분야 세계 점유율 1위인 소니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 차량용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 테크놀로지 등이 공장을 두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피해는 현실화하고 있다. 구마모토시 남부의 자동차 부품업체 아이신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날 도요타가 후쿠오카현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닛산도 30일부터 이틀간 후쿠오카 공장 2곳의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트로이 전쟁이 10년 만에 끝났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거대한 목마를 활용한 계책을 생각해내 그리스인들을 승리로 이끈 덕이다. ‘인류 최고의 고전’으로 불리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이 영웅의 귀갓길을 노래한다. 괴물을 처치하며 섬과 섬을 건너던 바닷길, 신들의 분노를 산 오디세우스는 다시 꼬박 10년간 길을 잃고 방랑한다.
다음달 5일 개봉하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는 기원전에서부터 살아남은 이 유명한 이야기를 신과 영웅이 아닌 인간들의 이야기로 펼쳐낸다. 매 장면이 장엄하고 아름답다. 세이렌 등 설화 속 괴수들이 판타지적 신비로움을 더하면서도, 영화는 전쟁이 끝난 후 남겨진 이들의 고뇌에 묵직하게 집중한다. 작가주의적 블록버스터 거장인 놀런 감독의 작품 중 가히 최고작이다.
영화는 전쟁이 끝난 후 10년이 흐른 시점에서 시작한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오디세우스’(맷 데이먼)는 이미 고국에서 노래로만 전해지는 이가 됐다. 재산을 노린 남자들은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에게 구혼하겠다는 핑계를 대며 집을 점거하고 있다. 신이 변장한 것일지도 모르니, 집을 찾은 손님을 환대하며 대접해야 한다는 ‘제우스의 법’ 때문에 이들을 쫓아낼 수도 없다.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는 기억나지 않는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스파르타로 밀행을 나간다.
아들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사이, 과거가 된 아버지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파편으로 제시된다.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된 음유시인의 노랫말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오디세우스는 젊은 영웅의 모습이다. 반면 먼바다 건너, 여신 ‘칼립소’(샬리즈 세런)의 섬에 실재하는 백발의 오디세우스는 나이 들고 지쳐 있다. 자신이 잊은 ‘무언가’를 떠올리려고 하는 그의 말이 신화로 친숙한 이야기들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오디세우스가 과거의 무용담을 전하는 비선형적 구성은 원작 <오디세이아>에 자주 등장한다. 시간의 흐름을 뒤섞어 서사를 밀도 있게 가져가는 것은 놀런의 장기이기도 하다. 전작 <메멘토>와 <테넷>에서 시간과 기억은 주요한 영화적 장치였고, <덩케르크>는 세 가지 다른 시간대의 인물들이 종점에서 하나로 맞물리는 형식을 취했다. <오디세이>는 전장과 바다에서 오디세우스가 보고 느낀 것을 플래시백으로 제시한다. 이 장면들은 과거를 편안히 돌아보는 것이 아닌, 세월의 풍파를 함께 겪어내는 것 같은 감각을 남긴다.
실제 촬영을 중시하는 놀런 감독의 철학이 이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오디세이>는 70㎜ 아이맥스(IMAX) 필름으로 영화 전체가 촬영된 최초의 작품이다. 제작진은 직접 아이맥스 카메라 개발에 참여해 카메라 소음 및 발열로 장기 촬영이 어려웠던 문제를 일부 보완했다.
10.6m 높이로 구현한 트로이 목마와 그 공간 안에 숨어 버티는 병사들을 촬영한 장면이 특히 백미다. ‘키클롭스’(외눈박이 거인) 등 괴물을 최소한의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했고, 인간의 모습을 한 신은 오디세우스 내면의 인도자 같기도 한 ‘아테네’(젠데이아)를 제외하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하늘과 번개의 신 제우스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변화무쌍한 자연이 대신한다. 그리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등 세계 각국의 장엄한 자연을 보고 있자면, 맨몸으로 바다를 건너 귀향한다는 것이 고대인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지를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오디세이> 속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그토록 늦어지는 것은, 신의 분노나 도와주지 않는 자연 때문만이 아니다. 영화는 칼립소의 섬을 7년간 벗어나지 못한 오디세우스의 마음 깊이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었을 것이라고 암시한다. 약탈과 강간, 살인은 전쟁과 한 묶음이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의 야만성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씁쓸히 바라본다.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보이는 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승리했지만 고통받는 그 얼굴을 보다 보면, 현대에도 계속되는 전쟁의 무용함과 유해함을 곱씹어보게 된다.
아버지와 아들이 중심에 있는 서사이지만, 마녀 ‘키르케’(서맨사 모턴) 등 여성 캐릭터들이 현대적으로 주체성 있게 각색됐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를 기다리기만 하는 아내가 아닌, 구혼자들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감내하며 이타카를 지켜온 지혜로운 이다. 아들 텔레마코스와의 대화 등에서 그는 왕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보인다. 흑인 배우 루피타 뇽오가 연기한 ‘헬레네’와 트랜스젠더 배우 엘리엇 페이지가 연기한 병사 ‘시논’ 캐스팅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었으나, 북미에서 영화가 공개된 후에는 논란이 사그라들었다. 상황과 연기 모두 자연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오디세이>는 아시아 개봉 전 글로벌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북미 등에서 개봉 2주차 만에 글로벌 수익 6억5000만달러(약 9494억원)를 돌파했다. 놀런 감독 작품 중 역대 최고 기록으로 제작비 2억5000만달러(약 3651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172분. 15세 이상 관람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29일 여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에는 초안에 없던 공소기각 판결 사유를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돼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지우기용 위인설법”이라고 반발했다. 개정안이 오는 30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형소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표결에는 법사위원 총 18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의원 12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 6명은 표결에 앞서 퇴장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개정안 가결 직후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수사를 경찰에게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수사하고 범죄자를 처벌해나갈 수 있게 담았다”며 “훨씬 좋아진 형사소송법”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회의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지만, 추후 보완할 점들이 나온다면 잘 보완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시행되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법무부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법사위는 전날 밤 법안심사 제1 소위원회와 이날 안건조정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범여권 주도로 형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한 개정안을 보면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완전 폐지됐고, 수사권은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됐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 보완수사를 이행하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판사의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중대한 위법 수사로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가 새로 포함됐다. 현행법에는 피고인에 대해 재판권이 없거나 검찰의 이중기소, 공소 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일 때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돼 있는데 사유를 추가로 신설한 것이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취소하기 위한 공소기각 사유 확대라는 독소 조항을 끼워 넣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사의 자의적 공소권 남용이 확인될 경우 공소를 기각할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법률로 구체화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 등 추가된 공소기각 요건이 주관적이라는 법무부와 대검찰청 우려 의견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례에 쓰인 표현을 차용한 것인 만큼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법사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이번 공소기각 (추가) 조항은 조작기소 여부가 수사를 통해 확인될 경우 판사가 결정하는 구조인 만큼, 특검이 임의로 공소취소를 하게 한 조작기소 특검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30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해제 동의안이 제출된 후 24시간이 지나면 표결로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형소법 개정안은 오는 31일쯤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 7.1의 강진이 강타한 일본 구마모토에서 30일 사흘째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대형 쇼핑몰, 제지공장에 매몰된 이들의 생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구조대원들은 ‘골든타임’ 72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아사히·마이니치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가시마마치 쇼핑센터 ‘이온몰 구마모토’다. 현재까지 12명이 구조됐으며 이 가운데 7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구조대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건물 안에서 매몰자 2명을 발견했는데, 이 중 1명은 구조 직후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됐다. 나머지 1명에 대한 구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은 아직 건물 안에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피해가 가장 심한 건물 남측 중앙부를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수색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굴뚝이 무너져 8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일본제지 야쓰시로 공장에서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1명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야쓰시로시 다나카키타마치에서도 이날 낮 붕괴된 주택에서 남성 1명의 사망이 추가로 확인됐다.
당국은 인명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 안에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다만 구조 여건은 좋지 않다. 구마모토에서는 낮 최고기온 35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오는 8월2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보도 나왔다.
크고 작은 여진도 걸림돌이다. 전날 오후 10시쯤 규모 5의 추가 지진이 일어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규모 4의 여진이 관찰됐다. 쓰나미 등 추가 피해 없이 넘어갔지만, 전문가들이 본진 이후 2~3일 사이 추가 지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단수와 정전이 계속되는 등 인프라 복구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크게 늘었다. 구마모토현은 이날 오후 기준 사망자가 3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온몰(7명), 제지공장(8명) 외에 주택 붕괴나 산사태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총리관저에서 열린 구마모토 지진 비상재해대책본부회의에서 발표한 사망자 수 30명보다 늘어난 규모다. 사망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현재 이재민 9800여명이 약 420곳의 피난소에 머물고 있으며, 무더위로 인한 열사병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피난소의 양호한 환경 확보를 포함해 피해자 지원이 매우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현청에 현지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일본 자위대는 전날보다 500명 증원된 5100명 체제로 구조 및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진의 여파는 산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구마모토 기쿠오마치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비롯해 소니그룹 자회사이자 이미지센서 분야 세계 점유율 1위인 소니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 차량용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 테크놀로지 등이 공장을 두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피해는 현실화하고 있다. 구마모토시 남부의 자동차 부품업체 아이신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날 도요타가 후쿠오카현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닛산도 30일부터 이틀간 후쿠오카 공장 2곳의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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