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칼럼]누가 무엇을 “반복하게 두지 않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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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작성일26-08-22 05:12 조회2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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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광복절은 실망을 넘어 절망에 가까웠다.
“전후 우리나라는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국가로서의 길을 걸어왔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기 위해 힘을 다해왔다.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게 두지 않겠다.”
지난 15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패전일 추도사 중 일부다. 과거의 전쟁을 침략전쟁으로 규정하는 데 반대해온 다카이치 총리의 역사관을 생각하면 추도사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13년 만에 되살아난 ‘반성’은 물론 ‘전쟁의 교훈’마저 지워버렸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전쟁의 참화를 반복하게 두지 않겠다”는 대목이다. 역대 총리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표현했다. “반복하지 않겠다”의 주체는 일본이다.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성찰이다. 반면 “반복하게 두지 않겠다”는 일본을 반성의 주체가 아닌 평화의 관리자 자리에 올려놓는 것이다. 가해 책임은 사라지고 강한 일본만 남는다. 반성과 교훈을 지운 자리를 “인도·태평양의 등대이자 의지할 수 있는 나라가 되겠다”는 표현으로 채운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추도사를 곱씹다가 야마자키 마사히로의 <전쟁을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라는 책을 떠올렸다. 저자는 지금 일본이 전쟁으로 기울던 1937년과 닮았다고 한다. 외부의 적을 만들고, 고물가에도 군비를 늘리며, 국가적 위기를 내세워 시민에게 희생과 순응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전쟁은 갑자기 시작되는 게 아니라 이러한 정책에 익숙해지는 동안 현실이 된다는 말이다.
다카이치 정권은 살상 무기 수출의 문을 열었고, 방위력 강화를 위한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국기를 소중히 여기는 국민감정’을 보호하겠다며 국기훼손처벌법까지 시행했다. 애국심을 강요하고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는 55.8%가 이 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를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이렇게 넓어지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작은 저항도 있다는 점이다. 도쿄 거리에서는 야스쿠니 참배 반대를 외치는 한·일 시민들의 행진이 있었고, SNS에는 저항의 의미로 일장기를 훼손하는 ‘#국기훼손챌린지’가 등장했다.
다음날 신문을 펼치니, 같은 면에 두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 총리의 연설에서 ‘반성과 교훈’이 사라졌다는 기사와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 협력 확대를 밝혔다는 기사였다. 과거를 지우는 일본과 협력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이 공허하게 느껴졌다. 이 대통령은 “신뢰는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진정성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태도 어디에서도 그 진정성을 찾을 수 없었다.
허울뿐인 협력을 막기 위해 우리는 누가 무엇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계속 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역사에서 같은 교훈을 공유하고 있는지도 계속 따지고 물어야 한다. 정치가 묻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역사의 교훈을 공유하지 않은 협력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 분열 수습과 통합이 꼽힌다. 입법 현안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보완과 검찰개혁 후속 입법, 조작기소 특검법 논의가 기다리고 있다. 그간 경색됐던 야당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협치를 도모하는 것도 과제로 지목된다.
김민석 신임 민주당 대표는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통해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언어도, 정책도, 태도도, 문화도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먹고사는 민생 정치(Affordability)·크고 넓은 덧셈 정치(Broad)·유능한 정치(Competency)’, ABC 플랜을 내걸었다.
김민석 지도부 앞에는 분열된 지지층 통합이 시급한 과제로 놓였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당원과 지지자 사이 반목도 심해졌다. 이러한 분열상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갈등 해소를 위해 통합 메시지를 내고, 당직 인사에서 탕평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는 “정청래, 송영길과 함께 뛸 것”이라며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모실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수석대변인에 재선 박성준 의원을, 당대표 비서실장에 초선 김태선 의원을 임명했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수정도 당면 현안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등을 두고 당내에서 이견이 표출되고 있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수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를 위한 청와대 및 정부와의 조율 과정에서 김민석 체제의 당정, 당·청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내년 (실시될 가능성이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겨야 하는 김 대표 입장에선 서울 유권자들 편에서 이 대통령과 싸울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형사소송법 개정 후속 입법을 차질 없이 하는 것도 과제다. 검찰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했으나 후속 입법이 필요한 법안이 134개에 달한다. 2030 지지율 하락의 주원인으로 부동산, 주식시장 불안과 함께 보완수사권 폐지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비대해질 경찰에 대한 견제 방안, 범죄 피해자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도 난제다. 원내지도부는 지난 4월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으나 6·3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잠정 보류했다. 공소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내용이 담긴 데 대해 의원들 간에도 의견이 갈려 논의가 본격화하면 진통이 예상된다. 한 재선 의원은 “당정 간 호흡을 맞추는 게 첫 번째라면, 두 번째로는 당의 독자적 의사결정 구조를 존중받아야 한다”며 “대통령이 이런 생각인 것 같다고 해서 당이 갑작스레 (기존 입장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소원했던 국민의힘과의 관계가 개선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주요 쟁점 법안들을 범여권 주도로 처리했고,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대표는 이날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집중호우 피해를 본 경남 거제 옥포동 삼도로얄맨션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이재민들이 임시 주거시설로 이용 중인 사회복지관을 방문했다.
“전후 우리나라는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국가로서의 길을 걸어왔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기 위해 힘을 다해왔다.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게 두지 않겠다.”
지난 15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패전일 추도사 중 일부다. 과거의 전쟁을 침략전쟁으로 규정하는 데 반대해온 다카이치 총리의 역사관을 생각하면 추도사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13년 만에 되살아난 ‘반성’은 물론 ‘전쟁의 교훈’마저 지워버렸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전쟁의 참화를 반복하게 두지 않겠다”는 대목이다. 역대 총리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표현했다. “반복하지 않겠다”의 주체는 일본이다.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성찰이다. 반면 “반복하게 두지 않겠다”는 일본을 반성의 주체가 아닌 평화의 관리자 자리에 올려놓는 것이다. 가해 책임은 사라지고 강한 일본만 남는다. 반성과 교훈을 지운 자리를 “인도·태평양의 등대이자 의지할 수 있는 나라가 되겠다”는 표현으로 채운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추도사를 곱씹다가 야마자키 마사히로의 <전쟁을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라는 책을 떠올렸다. 저자는 지금 일본이 전쟁으로 기울던 1937년과 닮았다고 한다. 외부의 적을 만들고, 고물가에도 군비를 늘리며, 국가적 위기를 내세워 시민에게 희생과 순응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전쟁은 갑자기 시작되는 게 아니라 이러한 정책에 익숙해지는 동안 현실이 된다는 말이다.
다카이치 정권은 살상 무기 수출의 문을 열었고, 방위력 강화를 위한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국기를 소중히 여기는 국민감정’을 보호하겠다며 국기훼손처벌법까지 시행했다. 애국심을 강요하고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는 55.8%가 이 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를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이렇게 넓어지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작은 저항도 있다는 점이다. 도쿄 거리에서는 야스쿠니 참배 반대를 외치는 한·일 시민들의 행진이 있었고, SNS에는 저항의 의미로 일장기를 훼손하는 ‘#국기훼손챌린지’가 등장했다.
다음날 신문을 펼치니, 같은 면에 두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 총리의 연설에서 ‘반성과 교훈’이 사라졌다는 기사와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 협력 확대를 밝혔다는 기사였다. 과거를 지우는 일본과 협력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이 공허하게 느껴졌다. 이 대통령은 “신뢰는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진정성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태도 어디에서도 그 진정성을 찾을 수 없었다.
허울뿐인 협력을 막기 위해 우리는 누가 무엇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계속 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역사에서 같은 교훈을 공유하고 있는지도 계속 따지고 물어야 한다. 정치가 묻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역사의 교훈을 공유하지 않은 협력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 분열 수습과 통합이 꼽힌다. 입법 현안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보완과 검찰개혁 후속 입법, 조작기소 특검법 논의가 기다리고 있다. 그간 경색됐던 야당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협치를 도모하는 것도 과제로 지목된다.
김민석 신임 민주당 대표는 17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통해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언어도, 정책도, 태도도, 문화도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먹고사는 민생 정치(Affordability)·크고 넓은 덧셈 정치(Broad)·유능한 정치(Competency)’, ABC 플랜을 내걸었다.
김민석 지도부 앞에는 분열된 지지층 통합이 시급한 과제로 놓였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당원과 지지자 사이 반목도 심해졌다. 이러한 분열상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갈등 해소를 위해 통합 메시지를 내고, 당직 인사에서 탕평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는 “정청래, 송영길과 함께 뛸 것”이라며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모실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수석대변인에 재선 박성준 의원을, 당대표 비서실장에 초선 김태선 의원을 임명했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수정도 당면 현안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등을 두고 당내에서 이견이 표출되고 있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수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를 위한 청와대 및 정부와의 조율 과정에서 김민석 체제의 당정, 당·청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내년 (실시될 가능성이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겨야 하는 김 대표 입장에선 서울 유권자들 편에서 이 대통령과 싸울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형사소송법 개정 후속 입법을 차질 없이 하는 것도 과제다. 검찰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했으나 후속 입법이 필요한 법안이 134개에 달한다. 2030 지지율 하락의 주원인으로 부동산, 주식시장 불안과 함께 보완수사권 폐지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비대해질 경찰에 대한 견제 방안, 범죄 피해자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도 난제다. 원내지도부는 지난 4월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으나 6·3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잠정 보류했다. 공소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내용이 담긴 데 대해 의원들 간에도 의견이 갈려 논의가 본격화하면 진통이 예상된다. 한 재선 의원은 “당정 간 호흡을 맞추는 게 첫 번째라면, 두 번째로는 당의 독자적 의사결정 구조를 존중받아야 한다”며 “대통령이 이런 생각인 것 같다고 해서 당이 갑작스레 (기존 입장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소원했던 국민의힘과의 관계가 개선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주요 쟁점 법안들을 범여권 주도로 처리했고,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대표는 이날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집중호우 피해를 본 경남 거제 옥포동 삼도로얄맨션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이재민들이 임시 주거시설로 이용 중인 사회복지관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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