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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의 옆집물리학]지극히 큰 것은 바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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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작성일26-07-25 16:06 조회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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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만나 반갑게 얘기를 나누는 한 인문학자 선생님이 얼마 전 내게 중국의 고전 <장자>에 나오는 사상가 혜시의 문장을 알려줬다. “至大無外 謂之大一(지대무외 위지대일)”, 우리말로 옮기면 “지극히 큰 것은 바깥이 없다. 이를 일컬어 대일, 큰 하나(大一)라고 한다”는 뜻이다. 물리학에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모은 큰 전체를 일컬어 유니버스(universe)라고 한다. 한번 생각해보라. 유니버스를 둘러싼 경계 밖 무언가가 유니버스 안 무언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유니버스의 정의와 모순이 된다. 애초에 유니버스의 경계를 너무 작게 설정했을 뿐이다.
유니버스의 경계를 바깥으로 계속 확장하는 상상의 과정을 떠올려보라. 경계 밖에 무엇이 있든 유니버스 안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때까지 확장하고 나면 그 안 모든 것이 유니버스다. 그렇다면 유니버스는 어떤 형태로든 에너지와 정보가 바깥에서 들고 날 수 없는 고립계일 수밖에 없다. 유니버스가 고립계라는 것은 유니버스의 정의를 다른 말로 적은 동어반복과 다름없어 그 자체로 자명하다. 과학, 특히 물리학에서 의미 있는 유니버스는 하나, 그 안에 우리가 존재하는 바로 이 유니버스뿐이다. 모든 존재는 이 커다란 유니버스를 함께 공유한다. 내가 소멸해도 유니버스에서 소멸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유니버스 밖 무언가에 대한 주장은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관찰될 수 없으므로 반증이 불가능한 주장이기 때문이다. 유니버스 밖에는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면 지극히 큰 유니버스의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유니버스의 접두어 ‘uni-’는 ‘유일한 하나’의 뜻이 있다. 지극히 크면 바깥이 없고, 커다란 유니버스는 그 자체로 유일하다. 유니버스가 대일(大一)이다.
지극히 큰 대일(大一)에 이어 <장자>에 등장하는 혜시의 글귀 “至小無內 謂之小一(지소무내 위지소일)”은 “지극히 작은 것은 안이 없다. 이를 일컬어 소일, 작은 하나(小一)라고 한다”의 뜻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적당히 큰 무언가를 앞에 놓고 점점 잘게 조각내는 과정을 떠올려보라. 잘게 나누는 이러한 과정이 무한히 이어질 수 있을까? 자르고 자르는 과정을 계속하다 보면 더 이상 자를 수 없는 무언가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가 바로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다. 더 이상 자를 수 없다는 의미인 데모크리토스의 atomos는 현대 물리학의 atom, 즉 ‘원자(原子)’라는 개념으로 발전해 이어졌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원자도 안이 있어 근본(原)이 아니므로 더 잘게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원자마저도 잘게 나누는 과정을 계속 이어가 도달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아주 작은 것에는 내부가 없어야만 한다. 혹여 내부가 있다면 그 안에 더 작은 무언가가 있을 테니 더 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현대 물리학의 표준적인 이론 체계에서 전자와 쿼크 같은 근본 입자는 크기가 없어서 내부도 없다. 마치 유클리드 기하학의 점(點)과 같은 존재다. 물리학의 근본 입자나 수학의 점처럼 지극히 작은 것은 크기가 없어 안이 없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점은 크기가 없어서 색칠할 수 없다. 한 점을 다른 점과 색으로 구분할 수 없다. 수학의 점은 딱 하나, 위치라는 속성만을 가진다. 지극히 작아 속이 없는 두 전자도 위치가 다를 수는 있어도 정확히 동일하다. 물리학에서 전자가 머리카락이 없다고 비유하는 것도 같은 얘기다. 작아서 속이 없는 존재는 하나같이 완전히 동일하다.
작아서 안이 없는 입자 둘이 충돌할 때 충돌 전후 에너지 손실이 없어야 한다는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충돌로 바뀔 내부가 아예 없으니 에너지의 일부를 흡수할 아무런 메커니즘이 없다. 바닥에 떨어뜨린 탁구공이 몇번 튀다가 결국 멈추는 이유는 탁구공과 바닥을 구성하는 물질 내부에 무언가가 변해서다. 사라진 에너지는 탁구공과 바닥을 구성하는 여러 입자의 마구잡이 열운동으로 바뀐다. 내부가 없는 두 전자는 충돌 전후 정확히 같은 에너지로 움직인다.
물리학의 표준 모형은 만물을 이루는 근본 입자를 크게 둘로 나눈다. 힘을 받는 입자와 힘을 전달하는 입자다. 그런데 힘을 받는 입자만도 자그마치 12개나 된다. 물리학자 중에는 12라는 큰 숫자가 불만인 사람이 많다. 지극히 커서 바깥이 없는 유니버스가 딱 하나여서 대일(大一)이듯, 지극히 작아 안이 없는 궁극의 근본도 소일(小一)처럼 딱 하나인 것은 아닐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엔비디아는 이들 한국 기업인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를 둘러봤다고 25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 이 의장은 엔비디아 창립자인 황 CEO와 함께 본사 내 엔데버 빌딩 로비에서 각각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엔데버 빌딩은 현대 컴퓨터 그래픽의 기본 요소인 삼각형에서 영감을 받은 각진 형태로 설계된 건물이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사진에는 황 CEO와 이 회장, 정 회장이 각각 함께 촬영한 모습과 이 의장이 양사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이 담겼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사진 촬영 당시 주변에서는 엔비디아 직원들이 평소와 같이 업무를 이어가고 있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면담 내용이나 참석자 간 논의 의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면담에서 이 회장과 황 CEO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다.
정 회장과 황 CEO는 자율주행, 로봇, 제조 AI 등 폭넓은 분야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가 현대차그룹 투자 예정지인 새만금을 한국의 ‘AI 밸리’로 칭하며 데이터센터 등 협력 방안을 언급했던 만큼 엔비디아와의 새만금 관련 협력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진 의장과 최수연 대표 등 네이버 경영진은 황 CEO와 만나 AI 팩토리 구축 사업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AI 팩토리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와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설비 등 물리적 인프라에 AI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해 대규모 AI 연산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이와 함께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창업자가 동시에 엔비디아 본사를 찾은 만큼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폭넓게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 CEO는 전날 캘리포니아주 우드사이드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찬을 하고 AI 인프라와 반도체, 피지컬 AI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데뷔 2년 만에 멜론 ‘톱100’ 1위, 음악방송 첫 1위, 광고계 러브콜까지. 올해 K팝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 서사를 쓴 그룹은 리센느일 것이다. 중소 소속사 소속 아이돌로 고전하던 이들의 반전은 무대가 아닌 유튜브에서 시작됐다. 원이의 개인 유튜브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이하 ‘안원잘부’)에서 드러낸 멤버들의 진솔한 모습이 대중의 큰 공감을 얻으면서다. 리센느는 2024년 3월 데뷔한 원이, 제나, 미나미, 리브, 메이가 속한 5인조 걸그룹이다.
역주행의 출발점은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 ‘안원잘부’였다. 지난 2월 개설한 해당 채널에서 기존 콘텐츠의 조회수가 크지 않던 와중 3월 업로드한 일본 치바 출신 멤버 미나미의 갸루 콘텐츠가 호응을 얻었고, ‘거제 야-호!’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거제출신 원이와 경주출신 제나의 사투리 콘텐츠가 가세했다. 특히 미나미와 원이가 고향인 거제에 찾아가는 영상이 크게 바이럴되며 유튜브 구독자가 급상승했다. 23일 기준 ‘안원잘부’의 구독자수는 151만명을 넘겼다.
시청자들은 완성된 아이돌의 모습이 아닌 진한 사투리와 어설픈 예능감 등으로 만들어낸 친근한 캐릭터에 반응했다. 거제 출신인 원이가 사투리로 “밥은 줍니까?”라고 묻는 순간과 “이모 저 덕연이 딸인데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이다.
유튜브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후에도 리센느는 갑작스레 관심을 받은 아이돌로서 불안하고 서툰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원이를 중심으로 미나미, 제나 세 멤버가 다른 유튜브나 방송으로 발을 넓히는 사이, 제작진은 잘 알려지지 않은 멤버인 메이와 리브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은 “유튜브 출연이 부담돼서 식음을 전폐했다”거나 “숙소에만 남은 둘이 돈독해졌다”는 등 부담과 조급함 등을 털어놓았다. 구독자들은 뭔가 삐걱거리고 어색해하는 두 사람에게 ‘리트와 메트’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했다. 기존 아이돌이 잘 보이지 않았던 불안과 질투, 어색함은 오히려 팬들이 이들을 응원하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 ‘안원잘부’를 제작한 윤성원 PD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이돌을 유튜브로 띄워보자는 목표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기는 ‘안원잘부’에서 끝나지 않았다. 리센느 멤버들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리센느의 이전 활동까지 찾아보게 되면서다. 알고리즘을 타고 리센느의 과거 영상과 활동들을 대중들 앞에 다시 유통되기 시작했다. 리센느 공식 채널을 통한 자체 콘텐츠나 소규모 광고 영상들까지 대중들 눈앞에 나타났다. 대중들은 “알고리즘에 떴으니 이것도 봐주겠다”며 리센느가 쌓아놓은 과거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했다.
유튜브가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면, 음악은 팬이 되는 길로 이끌었다. 2024년 8월 발매된 미니 1집 <신드롬>과 타이틀곡 ‘러브 어택’은 발매 초부터 K팝 팬들과 대중음악계에서 숨은 명반으로 평가받았다. 대중음악 웹진 ‘이즘’은 2024년 9월 <신드롬>에 5점 만점에 4.5점을 주며 “‘러브 어택’은 이달까지 발매된 음악 중 단연 최고”라고 호평했다. ‘러브 어택’은 삽시간에 음원차트를 역주행했다. 지난 8일 멜론 톱100 1위를 처음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역주행 기세를 이어받은 리센느는 지난 8일 카라의 ‘프리티 걸’을 리메이크한 동명 곡을 발매했다. 리센느는 ‘프리티 걸’로 지난 14일 데뷔 후 처음으로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역주행이 더 주목받은 이유는 리센느가 신생 소형 소속사인 더뮤즈엔터테인먼트가 배출한 첫 그룹이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게 흔해진 K팝 시장에서 ‘중소 아이돌’은 홍보 단계에서 밀리기 쉽다. 리센느의 경우 방송계 네트워크가 부족한 신생 회사 특성상 음악방송 출연도 쉽지 않았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리센느의 소속사 대표는 음악방송 출연을 하기 위해 직접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들고 돌아다닌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역주행 이후 소속사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멤버들의 숙소와 사옥도 새롭게 옮겼다. 그러나 대중이 리센느의 성공에 박수를 보낸 이유는 달라진 환경보다 그 과정에 있었다. 다섯 명이 화장실 하나를 함께 쓰던 숙소와 물이 새던 지하 연습실, 첫 멜론 1위를 확인한 뒤 눈물을 흘리며 켠 라이브 방송까지 함께한 대중들은 리센느를 단순히 ‘성공한 아이돌’이 아니라 함께 성장해 온 그룹으로 받아들였다. 리센느의 역주행은 자본보다 꾸준히 쌓아온 콘텐츠와 진솔한 캐릭터가 만들어낸 성공이었다. 리센느는 중소기획사 아이돌도 대중과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경험이 새로운 K팝 성공 공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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