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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산율 반등의 이면, 또 다시 드러난 격차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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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작성일26-07-21 05:43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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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23년 0.72명까지 추락했다가 2024년 0.75명으로 반등했다. 2025년에는 더 늘어 0.8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학적 자살”(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이란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2년 연속 합계출산율 상승은 긍정적 신호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경제력을 갖춘 30대 등 일부 집단에 집중돼 있어, 저출생 흐름의 구조적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승 추세가 일시적 반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출산 직전·직후 지원책을 넘어 일자리·주거 정책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19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2024년보다 1만6100명(6.8%) 증가했다.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출산 증가가 세대·계층별로 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공개한 연구 보고서 ‘최근 출산율 반등 흐름의 주요 특징과 원인 분석’을 보면, 출산율 상승은 ‘배우자가 있는 30대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이 집단의 2024년 출산율은 2023년보다 0.04명 늘어나 전체 상승폭(0.03명)을 웃돌았다. 20대가 새로 부모 대열에 진입하거나, 동거 등 비혼 관계에서 출산하는 비중이 여전히 낮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고서에선 경제력 수준에 따라 출산율 증가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소득 상위 30% 집단의 출산율이 2023년 0.84명에서 2025년 0.95명으로 상승한 반면, 하위 30% 집단은 하락폭만 다소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 기반이 안정적인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도 출산율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육아휴직 접근성과 연계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 결과를 보면, 출산율 반등 이면에 한국 사회의 핵심 이슈인 ‘불평등’과 ‘격차’가 도사리고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부모가 되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이나 법적 혼인 여부 등으로 인해 부모가 될 수 없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저출생 시대가 아니더라도, 부모가 되어 자녀를 낳아 기르는 기쁨은 모든 시민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신생아 특례대출과 난임 시술 지원 등 기존 출산 지원책은 의미 있고 성과도 거뒀지만, 기혼자·정규직 노동자 등에게 초점이 맞춰진 게 사실이다. 청년층과 저소득층, 비혼 커플 등을 위한 지원책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우선 일자리·주거 등 구조적 장애물을 해소해 청년들이 독립·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생애 경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만드는 장시간 노동 관행을 타개하고, 육아휴직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의 노동 여건도 개선해야 함은 물론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지속 가능한 일자리 문제를 논의하는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시민참여형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경사노위는 1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인구구조 변화와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 발족식과 전체회의를 열었다. 노사정 중심의 사회적 대화를 넘어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특위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노동인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됐으며,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노동계·경영계·정부·공익위원 등 15명으로 구성돼 6개월간 운영되며 필요할 경우 3개월 연장할 수 있다.
특위는 고령 인력의 지속적인 활용과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이 조화를 이루는 ‘상생 일자리’, 노동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단절 없이 일할 수 있는 ‘평생 일자리’ 등을 핵심 의제로 삼아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위는 노사정 중심의 기존 사회적 대화와 시민참여형 공론화의 장점을 결합한 공론화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해진 방안에 찬반을 묻는 공론화 방식이 아니라 시민참여단과 함께 과제를 제시하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모색한다.
공익위원을 관련 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선정해 시민단체나 언론, 청년 등 현장 목소리를 수렴할 방침이다. 공론 과정과 국민 의견을 취합한 녹서 및 백서 발간도 추진한다.
김 위원장은 “청년의 첫 일자리 진입과 중장년·고령층의 일자리 이동 및 전환, 재진입 과정에서 세대 간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일자리 체계를 시민참여형 사회적 대화를 통해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가 온갖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보완수사권 문제는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사법 체계 개편의 한 조각이다. 앞선 검찰개혁은 검사의 권한 가운데 직접수사권을 도려냈다. ‘검찰청’ 간판을 내리고 오는 10월 기소·공소유지를 맡는 ‘공소청’이 출범한다. 검찰에 집중된 권한이 폐해를 낳았다고 보고, ‘수사·기소 분리’ 원칙 아래 권한을 분산한 것이다.
권한 분산이 곧 상호 견제를 보증하는 건 아니다. 보완수사권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장윤기 여고생 살인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경찰의 부실수사와 수사 무마 의혹은 단면에 불과하다. 검사의 보완수사는 이런 행태를 걸러낼 견제·검증 수단이다. 실체를 온전히 밝혀 비위를 엄단하고 피해를 본 사회적 약자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무고한 시민이 범죄 혐의를 뒤집어쓰지 않도록 하는 방책이다.
물론 검사의 보완수사가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단일 해법은 아니다. 그러나 보완수사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개인의 ‘선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갖춰야 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오만함에 취하기 쉽다. 일부 검사들이 과거 자의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를 제어할 장치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를 통제할 방패막이 취약하면 ‘제2의 검찰’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해야 한다.
경찰은 장윤기 사건으로 인해 불리한 여론이 조성되자 보완수사 요구 이행을 담보할 방안 등 각종 대책을 최근 제시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수습에 나선 모습은 어제오늘 봐온 게 아니다.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행사하는 것만큼 효과를 낼지 미지수다.
경찰은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자존심’ 문제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 정치권은 정치공학적 득실을 기준으로 이 사안을 다뤄선 안 된다.
검찰도 자중했으면 한다. 최근 검찰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검사의 보완수사 성과를 소개하거나,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하는 발언이 담긴 영상이 잇달아 올라왔다. 시민들이 보완수사권 유지를 요구하는 것은 검찰 조직을 깊이 신뢰해서가 아니다. 일련의 시스템을 바라는 것이다.
과거 일부 ‘정치·부패 검사’가 수사권과 독점적인 기소권을 오남용한 과오는 뚜렷이 기록돼 있다.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어느 법률에도 근거가 없는 정무적 판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고, 수사 정보를 흘려 상대를 압박하는 행태는 여러 비판을 받았다. ‘공익의 대표자’가 아니라 ‘권력의 대표자’라는 조롱을 받은 게 불과 얼마 전이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이미 배제된 마당에 보완수사조차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야 한다. ‘검찰이 언제부터 범죄 피해자를 생각했느냐’는 비판도 경청해야 한다.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발판 삼아 향후 ‘시행령 개정 꼼수’와 같은 변칙으로 수사권 행사를 확대할 것이란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자초한 결과이다.
공소청 출범 전에 검사의 기소독점권을 견제할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피해자 구제를 위한 다층적 장치 등 사법 정의를 실현할 밀도 높고 정교한 체계를 구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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