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상담 혼자 일하던 ‘여성 대리운전 노동자’…서로의 ‘버팀목’이 되다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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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작성일26-08-11 11:12 조회2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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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상담 ‘여자만세’는 부산·울산·경남 여성 대리운전 노동자 모임이다. 결성일은 2022년 11월 7일. 다음달 부산이동노동자지원센터에서 첫 간담회를 열었다. “서로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다들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모두 같은 삶을 살고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죠.” 여자만세를 제안한 부산·울산·경남 대리운전노동자 공동체인 (사)카부기공제회 이미영 대표가 말했다. 이전까지 서로 알지 못했다. 현장에서 마주쳐도 인사만 하고 지나가곤 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 이후 여자만세는 서로를 가족처럼 돌보는 공동체가 됐다”고 말한다.
여자만세는 공제회 내 모임이다. 전체 회원 500여 명 중 50여 명이 참여한다. 매년 두세 차례 모인다. 지난 6월 21일에도 만났다. 첫 모임 때나 5년째 모임 때나 대화 주제는 변함없다. 이 대표는 “이날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안전 문제였다. 술에 취한 고객을 상대하면서 겪는 불안감, 외진 곳에 혼자 내려졌을 때의 두려움, 폭언이나 성희롱을 당했던 경험 등을 서로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대리운전은 술에 취한 고객을 상대한다. 폭언이나 편견은 남녀 모두 겪는 일이다. 여성들은 이중의 위협과 고통을 겪는다. 성희롱성 발언이나 외모 평가를 종종 듣는다. 개인적 질문을 하며 연락처를 계속 묻는 이들도 상대해야 한다. 이 대표는 “신체 접촉을 시도하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편견도 여전하다. 이 대표는 “일부 고객은 ‘여자가 운전을 잘하겠느냐’며 불안한 시선을 보내거나, ‘남자 기사를 보내 달라’고 한다”고 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친절을 더 기대하거나 감정노동을 더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되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기 때문에 대부분 참고 넘어간다”고 했다.
[홀로 일한다는 공포]성추행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는 건 방문노동자의 몫
[홀로 일한다는 공포]폭언과 갑질 피해가 일상인 골프장 캐디
이날 모임에선 ‘건강’도 변치 않는 화제였다. 회원들은 낮엔 육아나 다른 일을 한다. 대리운전 시간은 주로 밤 6~7시부터 새벽 4~5시까지다. 이 대표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수면장애나 만성피로를 겪는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방광염이나 신우신염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불안과 고통에도 일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하루 쉬면 그날 수입이 없어지고, 며칠 쉬면 생활이 바로 어려워진다. 암 수술이나 여성 질환 치료를 받은 뒤에도 생계 때문에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채 다시 운전대를 잡는 이들도 많이 봤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런 현실 때문에 공제회를 만들었다. 그는 “가장 안타까웠던 건 그 어려움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다. 병원에 입원해도 찾아오는 사람 없고, 생계가 막막해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혼자 버티지 말자’는 공감대가 공제회로 이어졌다”고 했다.
공제회는 7월 기준 회원 회비로 617명에게 입원·수술비, 사고면책금, 경조사비 등 총 1억 9500만 원을 지원했다. 노동공제연합의 ‘풀빵’ 사업과 부산형 연대기금의 지원을 받아 150여 명에게 약 2억원 규모의 무담보·무이자 소액대출도 해줬다. 비상금 적립응원금으로 5000여만원을 지원했다. 이 대표는 “국가가 다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노동자들이 공제회를 통해 서로 도우며 메우는 셈”이라며 “상호부조 공동체가 더 많이 생기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제도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공제회와 여자만세를 돈을 나눠주는 조직이라기보다 사람을 연결하는 공동체로 여긴다. 그는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지원금보다 더 큰 힘이 됐다’는 회원들 말이 공제회 존재 이유”라고 했다. 회원이 입원하면 병문안 하고, 상을 당하면 함께 조문한다. “갑작스럽게 생활이 어려워진 이가 생기면 회원들이 먼저 모금을 제안한다”고도 했다. “혼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같은 처지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동체로 남길 바랍니다. 방문요양보호사, 가사관리사, 돌봄노동자 등 여러 직종의 여성노동자들과도 함께 연대하는 공동체로도 커가길 희망하고요.”
이런 목표와 희망을 실현하려 여러 현장 활동도 벌인다. 여자만세는 세계 여성의 날이면 노동존중 캠페인을 한다. “여성 대리운전노동자도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당당하고, 존중받아야 할 노동자라는 것을 알리고, 현장 실상을 전하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내용의 활동을 한다”고 했다.
문제 해결 방안도 냈다. 밤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정보를 담은 앱 ‘한밤의 해우소’를 만든 게 한 예다. “심야에 일하는 여성 기사들에게 생존 문제다. 여성들은 안전 때문에 아무 곳이나 들어갈 수도 없어 참고 일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공제회와 여자만세는 아프면 최소한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과 함께 ‘여성 이동노동자 전용 지원센터’ 설립을 꾸준히 제안한다. “방문요양보호사, 가사관리사, 배달노동자 등 심야에 이동을 반복하는 여성노동자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죠. 휴식은 물론 안전 상담, 심리 상담, 노동·산재 상담, 건강관리, 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대표는 특별 대우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플랫폼노동자든, 프리랜서든, 대리운전 노동자든 모두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노동자죠. 누구나 안전하게 일하고, 아프면 쉴 수 있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이 대표는 생계 때문에 지금도 매일 밤 운전대를 잡는다. 낮에 공제회 업무를 본다. 회원 상담, 병문안, 회의와 교육 준비 같은 일이다. 그는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밖에 잠을 못 자는 날이 많다. 몸은 힘들지만 현장을 떠날 생각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장을 떠나면 회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없어요.”
▼ 김종목 기자 jomo@khan.kr
정부가 지난해 확정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정부와 업계가 기존에 제시한 감축수단을 충실히 반영하고 산업별 배출전망치(BAU)를 현실화한다면 산업·냉매 부문의 목표 배출량을 정부안보다 최대 4170만t 더 낮추고 감축률 하한을 기존 53%에서 58.6%까지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기후단체 플랜1.5의 ‘산업·냉매 부문 2035년 감축목표 상향 제안’ 보고서에선 산업부문에서 3480만t, 냉매부문에서 690만t 등 총 4170만t의 온실가스를 정부안보다 추가로 감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플랜1.5는 산업통상부가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35 NDC 산업부문 감축수단 설명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추산했다. BAU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특별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미래 배출량 추정치다.
지난해 정부는 2035 NDC를 확정하면서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방안을 세웠다. 53% 감축안에서는 산업부문 배출량을 2018년 대비 24.3% 감축하고, 61% 감축안에서는 31.0% 줄이겠다고 했다.
플랜1.5는 정부가 철강산업의 BAU를 높게 설정했고, 정부와 업계가 이미 제시한 핵심 감축수단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조강 생산량이 연평균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플랜1.5는 이를 보수적으로 반영하더라도 정부가 설정한 2035년 BAU를 380만t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플랜1.5는 감축수단으로 직접환원철을 전기로에서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직접환원철-전기로’(DRI-EAF) 공정을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DRI-EAF 도입에 따른 감축 잠재량은 459만t으로 추산했다. 플랜1.5가 제안한 방안을 모두 반영하면 철강부문의 2035년 배출량(53%안 기준)은 8690만t에서 6880만t으로 낮아지고, 2018년 대비 감축률은 22.1%에서 38.3%까지 높아진다.
정부가 비금속 업종의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제시한 핵심 방안은 ‘시멘트 탈탄소화’다. 시멘트산업의 주요 온실가스 감축 방안은 혼합시멘트 확대다. 정부는 2018년 18%였던 혼합시멘트 생산 비중을 2035년 40%까지 높여 온실가스 169만t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플랜1.5는 혼합시멘트 비중을 60%까지 높일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 온실가스 감축량은 약 323만t으로 늘어난다.
석유화학 업종의 온실가스 감축 핵심은 나프타 분해 공정(NCC)의 전기화다. 이 업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약 70%가 NCC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9월 이 업종의 대표 감축수단으로 ‘무탄소(전기·수소) NCC 2기 규모’ 도입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종 발표한 2035년 NDC에서는 무탄소 NCC가 감축수단에서 제외됐다. 플랜1.5는 무탄소 NCC를 감축수단에 다시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약 136만t의 온실가스를 추가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냉매부문도 추가 감축 여력이 큰 분야다. 정부는 냉매 누출률을 2018년 8.5%에서 2035년 7.7%로 낮춰 온실가스 약 150만t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플랜1.5는 관리를 강화하면 냉매부문의 2035년 감축량은 정부안 3530만t에서 약 4220만t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플랜1.5는 “산업·냉매 부문의 감축목표가 ‘가능한 최고의 의욕’을 반영하고 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개정안에서 감축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자만세는 공제회 내 모임이다. 전체 회원 500여 명 중 50여 명이 참여한다. 매년 두세 차례 모인다. 지난 6월 21일에도 만났다. 첫 모임 때나 5년째 모임 때나 대화 주제는 변함없다. 이 대표는 “이날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안전 문제였다. 술에 취한 고객을 상대하면서 겪는 불안감, 외진 곳에 혼자 내려졌을 때의 두려움, 폭언이나 성희롱을 당했던 경험 등을 서로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대리운전은 술에 취한 고객을 상대한다. 폭언이나 편견은 남녀 모두 겪는 일이다. 여성들은 이중의 위협과 고통을 겪는다. 성희롱성 발언이나 외모 평가를 종종 듣는다. 개인적 질문을 하며 연락처를 계속 묻는 이들도 상대해야 한다. 이 대표는 “신체 접촉을 시도하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편견도 여전하다. 이 대표는 “일부 고객은 ‘여자가 운전을 잘하겠느냐’며 불안한 시선을 보내거나, ‘남자 기사를 보내 달라’고 한다”고 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친절을 더 기대하거나 감정노동을 더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되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기 때문에 대부분 참고 넘어간다”고 했다.
[홀로 일한다는 공포]성추행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는 건 방문노동자의 몫
[홀로 일한다는 공포]폭언과 갑질 피해가 일상인 골프장 캐디
이날 모임에선 ‘건강’도 변치 않는 화제였다. 회원들은 낮엔 육아나 다른 일을 한다. 대리운전 시간은 주로 밤 6~7시부터 새벽 4~5시까지다. 이 대표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수면장애나 만성피로를 겪는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방광염이나 신우신염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불안과 고통에도 일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하루 쉬면 그날 수입이 없어지고, 며칠 쉬면 생활이 바로 어려워진다. 암 수술이나 여성 질환 치료를 받은 뒤에도 생계 때문에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채 다시 운전대를 잡는 이들도 많이 봤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런 현실 때문에 공제회를 만들었다. 그는 “가장 안타까웠던 건 그 어려움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다. 병원에 입원해도 찾아오는 사람 없고, 생계가 막막해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혼자 버티지 말자’는 공감대가 공제회로 이어졌다”고 했다.
공제회는 7월 기준 회원 회비로 617명에게 입원·수술비, 사고면책금, 경조사비 등 총 1억 9500만 원을 지원했다. 노동공제연합의 ‘풀빵’ 사업과 부산형 연대기금의 지원을 받아 150여 명에게 약 2억원 규모의 무담보·무이자 소액대출도 해줬다. 비상금 적립응원금으로 5000여만원을 지원했다. 이 대표는 “국가가 다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노동자들이 공제회를 통해 서로 도우며 메우는 셈”이라며 “상호부조 공동체가 더 많이 생기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제도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공제회와 여자만세를 돈을 나눠주는 조직이라기보다 사람을 연결하는 공동체로 여긴다. 그는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지원금보다 더 큰 힘이 됐다’는 회원들 말이 공제회 존재 이유”라고 했다. 회원이 입원하면 병문안 하고, 상을 당하면 함께 조문한다. “갑작스럽게 생활이 어려워진 이가 생기면 회원들이 먼저 모금을 제안한다”고도 했다. “혼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같은 처지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동체로 남길 바랍니다. 방문요양보호사, 가사관리사, 돌봄노동자 등 여러 직종의 여성노동자들과도 함께 연대하는 공동체로도 커가길 희망하고요.”
이런 목표와 희망을 실현하려 여러 현장 활동도 벌인다. 여자만세는 세계 여성의 날이면 노동존중 캠페인을 한다. “여성 대리운전노동자도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당당하고, 존중받아야 할 노동자라는 것을 알리고, 현장 실상을 전하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내용의 활동을 한다”고 했다.
문제 해결 방안도 냈다. 밤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정보를 담은 앱 ‘한밤의 해우소’를 만든 게 한 예다. “심야에 일하는 여성 기사들에게 생존 문제다. 여성들은 안전 때문에 아무 곳이나 들어갈 수도 없어 참고 일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공제회와 여자만세는 아프면 최소한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과 함께 ‘여성 이동노동자 전용 지원센터’ 설립을 꾸준히 제안한다. “방문요양보호사, 가사관리사, 배달노동자 등 심야에 이동을 반복하는 여성노동자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죠. 휴식은 물론 안전 상담, 심리 상담, 노동·산재 상담, 건강관리, 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대표는 특별 대우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플랫폼노동자든, 프리랜서든, 대리운전 노동자든 모두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노동자죠. 누구나 안전하게 일하고, 아프면 쉴 수 있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이 대표는 생계 때문에 지금도 매일 밤 운전대를 잡는다. 낮에 공제회 업무를 본다. 회원 상담, 병문안, 회의와 교육 준비 같은 일이다. 그는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밖에 잠을 못 자는 날이 많다. 몸은 힘들지만 현장을 떠날 생각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장을 떠나면 회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없어요.”
▼ 김종목 기자 jomo@khan.kr
정부가 지난해 확정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정부와 업계가 기존에 제시한 감축수단을 충실히 반영하고 산업별 배출전망치(BAU)를 현실화한다면 산업·냉매 부문의 목표 배출량을 정부안보다 최대 4170만t 더 낮추고 감축률 하한을 기존 53%에서 58.6%까지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기후단체 플랜1.5의 ‘산업·냉매 부문 2035년 감축목표 상향 제안’ 보고서에선 산업부문에서 3480만t, 냉매부문에서 690만t 등 총 4170만t의 온실가스를 정부안보다 추가로 감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플랜1.5는 산업통상부가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35 NDC 산업부문 감축수단 설명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추산했다. BAU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특별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미래 배출량 추정치다.
지난해 정부는 2035 NDC를 확정하면서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방안을 세웠다. 53% 감축안에서는 산업부문 배출량을 2018년 대비 24.3% 감축하고, 61% 감축안에서는 31.0% 줄이겠다고 했다.
플랜1.5는 정부가 철강산업의 BAU를 높게 설정했고, 정부와 업계가 이미 제시한 핵심 감축수단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조강 생산량이 연평균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플랜1.5는 이를 보수적으로 반영하더라도 정부가 설정한 2035년 BAU를 380만t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플랜1.5는 감축수단으로 직접환원철을 전기로에서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직접환원철-전기로’(DRI-EAF) 공정을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DRI-EAF 도입에 따른 감축 잠재량은 459만t으로 추산했다. 플랜1.5가 제안한 방안을 모두 반영하면 철강부문의 2035년 배출량(53%안 기준)은 8690만t에서 6880만t으로 낮아지고, 2018년 대비 감축률은 22.1%에서 38.3%까지 높아진다.
정부가 비금속 업종의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제시한 핵심 방안은 ‘시멘트 탈탄소화’다. 시멘트산업의 주요 온실가스 감축 방안은 혼합시멘트 확대다. 정부는 2018년 18%였던 혼합시멘트 생산 비중을 2035년 40%까지 높여 온실가스 169만t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플랜1.5는 혼합시멘트 비중을 60%까지 높일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 온실가스 감축량은 약 323만t으로 늘어난다.
석유화학 업종의 온실가스 감축 핵심은 나프타 분해 공정(NCC)의 전기화다. 이 업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약 70%가 NCC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9월 이 업종의 대표 감축수단으로 ‘무탄소(전기·수소) NCC 2기 규모’ 도입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종 발표한 2035년 NDC에서는 무탄소 NCC가 감축수단에서 제외됐다. 플랜1.5는 무탄소 NCC를 감축수단에 다시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약 136만t의 온실가스를 추가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냉매부문도 추가 감축 여력이 큰 분야다. 정부는 냉매 누출률을 2018년 8.5%에서 2035년 7.7%로 낮춰 온실가스 약 150만t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플랜1.5는 관리를 강화하면 냉매부문의 2035년 감축량은 정부안 3530만t에서 약 4220만t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플랜1.5는 “산업·냉매 부문의 감축목표가 ‘가능한 최고의 의욕’을 반영하고 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개정안에서 감축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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